엄마의 이민 일기

시루떡의 교훈 (2002.5.9.목.우리이민 800일째)

아이넷엄마 2002. 5. 11. 13:08
목요 성경 공부의 간식 담당이었다.
매 주 돌아가며 간식을 준비해 오는데 드디어 내 차례였다.
다들 정성껏 준비해 오셔서
7시30분에서 8시30분까지 공부하고 간식을 먹고
다시 9시30분까지 공부를 하는데
딸아이는 항상 공부따라와서 그 간식 먹는 재미도 큰 것 같다.

뭘 할까?라고 생각하다가 그냥 사서 갈 수도 있지만
대부분 앞에 하신 분들이 한 번씩 준비하셨던거라
색다른 것을 해야겠다싶은 마음에 시루떡을 준비하게되었다.
남편이 찹쌀 가루랑 맵쌀 가루를 반반씩 한국마켙에서 사다 주었다.

식혜는 미리 아침에 달여서 식히는 중이었기에
팥을 삶고 쌀가루를 소금 간해서 골고루 섞었다.
아가가 놀자고 해서 들쳐 업고는
모두가 맛있게 드실 수 있는 맛난 떡이 되길 기도하면서 찜통과 곰솥에 각 각 나누어 2솥을 찌기 시작했다.

충분히 쪄졌다 싶어서 불을 끄고 한 참 후에 자르려고
꺼냈더니
'이럴수가'
겉은 멀쩡하게 잘 쪄진것 같은데 속은 아직 익지를 않아서 쌀가루가 서로 엉키지 않아 가루인채 부스러지고 있었다.

부스러진 부분을 챙겨서 다시 물을 더 붓고 찌기 시작했다
한 20분을 더 불위에 두고는 이제는 됐다 싶어 불을 끈 후 교회 가기 직전에 자르니 이제는 정말 떡이 되어있었다.

처음부터 조금만 더 두었으면 모양도 예쁜 떡이 되었을텐데 꺼내었다 넣었더니 모양이 두리뭉실 떡이 되고 말았다.

정성,정성!
너무도 정성들여 만들던 것에 비해 모양이 영 다르게 나왔지만
맛!!
이것만은 모든 분들 입에 맛있게 담겨지게 되길 정말 기도하면서 그릇에 담았다.

떡을 찌면서 받은 교훈은
사람을 겉으로만 판단해서는 않되겠다는 것과
매사에 무르익어야 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깨달음을
받을 수 있었다.

주님 일에 쓰임 받기 위해서도
설익은 상태로 나서지 말고 묵묵히 기도하며
제대로 익어
100% 효과를 거둘 수 있어지길 기도했다.

모두들 맛있게 드셔주셔서 감사했다.
함께 공부하시던 몇 분이 사정상 못나오셔서 아쉽기도했다.

떡을 찌는 마음으로
매사에 충분히 익었는 시점을 잘 알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지혜가 있길 기도한다.(2002.5.11.0시 5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