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이민 일기

진현이의 새벽 응급실 (2003.2.9.주일)

아이넷엄마 2003. 2. 22. 08:48
새벽녁에 현이가 배가 아파 울었다.
며칠 사이 배가 불편하다고 했지만 그러다가
금방 괜찮기에 지나쳤는데
우는 상태가 심상치 않아서 남편을 깨우고 진경이를 챙겨서 응급실로 향했다.
새벽 5시가 채 안된 이른 시간이었다.

그저께 7일 날 이집사님댁 조카 인태가
오른쪽 새끼 손가락이 문에 찌어
진백이 헬쓰카드로 치료를 받았기에
와 본 병원인데 차로 2-3분 걸리는 거리에
아주 좋은 종합 병원이 있는 것이 참 감사했다.

혹시 맹장염이 아닐까?라는 생각에 서둘렀다.
오른쪽 배가 아프다는 말에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다.

병원은 참 깨끗하고 편안하고 좋다.
아이들 응급실이 따로 있어서 무슨 유치원에 온 느낌이었다.
어느 남자 아이 한 명만 있었고
넓은 어린이 응급실 대기실은 그야말로 놀이터나 다름없었다.

응급실에서 간호원을 통해 피 검사와 소변 검사를 위한 준비는 다 해 두었는데
정작 의사 선생님은 빨리 오시지 않았다.
왜냐하면 바로 옆 어른 병동에 정말로 긴급한 응급 환자들을 먼저 처리하기에 진현이 상태는 심각하지가 않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1시간 반이나 기다렸을까?
의사 선생님이 와서 진찰을 했고 일단 맹장염이나
장염 같은 것은 아니라는 말에 안심을 하고
피 검사 결과를 기다렸다.
8시가 가까와 왔지만 별 소식이 없어서
간호사에게
"많이 걸리면 나중에 다시와서 검사 결과를 듣겠다"고
했더니 다를 응급 환자를 돌보는 의사 선생님을 모시고 와 주었다.
피 검사 ,소변 검사 결과가 모두 아주 양호하고
모두 정상이라고 했다.

안심을 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돌아왔다.
3시간 정도 병원에서 기다리는 동안
진현이는 벅스 라이프 비디오를 두 번이나 보았고
진경이는 새벽같이 깨어서 병원 대기실을 누비면서
새로운 장난감들 속에 뭍혀 신이났다.

캐나다에서는 정말 기다리는 느긋함을 많이 배운다
한국과 같은 빨리빨리는 안 통한다.
원칙대로 차례를 기다리는 질서를 배우고
정당하게 원칙대로 하는 것이
이제는 익숙해져서 나도 편하고 좋다.
급한 환자를 먼저 치료하는 것이 마땅하기에 말이다.

돌아오는 길에
병원에서 잘 기다린 선물로
진현이가 원하는 멕도날드에 들러 해피밀 셑을 샀는데
아침이라서 평소와 다른 핫케잌이 새 메뉴로 나왔다.

주일 아침에 분주한 시간이었지만
아무 탈없이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어 너무도 감사했다.

또 인태를 치료했던 의사 선생님이
마침 오늘 새벽도 당직이라 진현이를 치료해 주었는데
너네 오빠 손가락 어떠니?라고 물으까봐 조마조마 했다.
진백이 핼쓰카드로 집사님댁 인태가 치료를 받았기에
인태가 그저께는 이름을 잠시 김진백으로 쓰면서
와서 진료를 받았기에
뭐라고 할까봐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의사 선생님은 우리를 아는듯 모르는듯 전혀 질문하지 않고 진현이 치료에만 신경써 줘서 감사했다.
진백이랑 비슷해서
인태가 잘 치료 받을 수 있었기에 너무도 다행한 일이었다.
인태는 50Kg인데 진백이는 아직 그 만큼은 몸무게가
안나가기에 차트에 적힌 몸무게 만큼 진백이 몸무게를 어서 키워야겠다.
물론 병원 갈 일이 있어서는 안되겠지만
진백이 몸무게가 인태로 인해 병원에 50Kg으로 입력되어 있기에 말이다.
무엇보다 진백이가 속히 더 잘 먹고 더 많이 크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어서 진백이도 50Kg을 넘기기를 기도하게된다.

인태가 오늘 밤에 한국에 잘 돌아가기를 기도하면서
손가락이 깨끗이 잘 낫게 아울러 기도드렸다.

진현이를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