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이민 일기

기다리는 법을 배웁니다.(2002.5.6.월)

아이넷엄마 2002. 5. 9. 00:06
할렐루야!
주님을 찬양합니다.

저는 별로 급한 성격은 아니지만
한국인들의 기본 특성은 저 역시 타고 났나 봅니다.

하지만 이번 공무원 파업기간에 기다리는 법을 확실히 배우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이곳에 오래사신 저희 Family Doctor이신 DR.Choi 선생님은 한국도 캐나다와 같은 노사간의 모습을 배워야 한다면서 아주 긍정적으로 평가하시더군요.

시간이 걸리더라도 서로의 합의점을 대화로 풀어간다고 하는데 그 기간동안 불편함은 국민들 모두가 잘 참는다는데 놀랐습니다.

그리고 한국처럼 아무때나 데모하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데모할 수 있는 시점이 있다는군요.
그 시점이 아닐때 데모를 하면 무조건 해고될 수 있지만 정해진 그 타협안 기간에는 자기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기 위해 이번처럼 긴 시간 데모가 되기도 한다니
어떻게 보면 선진국다운 신사이고 어떻게 보면 미련한 것 같기도 하지만 오래 사신 분들이 익숙해 하시는 모습에 저희도 다음번에 또 이런 일이 생길때는
경험으로나마 더 여유를 갖고 기다릴 수 있겠지요?

주님!
그러나 이 기다림 속에서 오히려 배운 것이 많고 깨달은 것이 많습니다.
더 좋은 결과들로 저희에게 다가 왔기 때문입니다.
제 개인적인 부분이지만 아마 다른 분들도 불편함 속에 얻은 유익도 적지 않으리라 믿어집니다.

박권사님께 들으니 지난번 지영이 태어났을때 산바라지 해주러 아드님댁인 벤쿠버에 가셨을때는 버스 노조가 4개월이나 파업을 해서 운행을 안하는 모습을 보셨다는군요.
정말 놀랍지요?
어떻게 4개월동안 발을 묶어두었는데도 시민들이
잘 참고 다른 해결책을 찿아 다니는지요?
우리나라에서는 난리가 났겠지요?
성한 유리창 하나 없는 정부 기관들이 되었을텐데
정말 미련하리 만큼 착하게(?) 기다리는 이곳 사람들에게 우리 나라에서 느끼지 못한 새로운 정신을 배우는 듯합니다.

정말 이런 일은 다신 없도록 기도드립니다.

업무가 시작이 되었지만 워낙 2달 동안 밀려 있는 것이 많아서 아주 급한 업무부터 한다는군요.
그래서 저희 가정의 일은 정상업무가 가능한 다음 주에나 가능하다기에
기다리는 중에 조금 더 기다리는 법을 익혀가며
이또한 감사함으로 받게 하시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제는 이력이 났습니다.
그동안 기다렸는데 일주일 정도 더 기다리는 것이야....라는 경력이 쌓이는 군요.

매사에 주님 인도하심을 믿기에 조급하지 않음 또한 감사드리며
오랜 기간 끝에 공무원들이 새롭게 업무를 시작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