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이민 일기

진경이의 대감 걸음

아이넷엄마 2003. 2. 6. 05:12
3일 오후에 새로운 뉴스가 전해졌다.
지금은 이미 5일이 2시간 반 전에 된 새벽이다.
그 날 남편이 저녁 식사 하는 동안 가게에 있었는데
큰 아이가 신나고 놀라운 목소리로 전화를 했다.

"어머니! 우리 진경이 천재예요.진짜 똑똑해요.
할어버지처럼 손을 뒤에 모으고 깊은 생각을 하는 표정으로 지금 걷고 있어요.
너무너무 예뻐요"라며
연신 자랑을 해댔다.

나도 아직 그 모습을 못 보았기에 함께 신기해 하며
남편이 내려 왔기에 집에 올라와 보았더니
정말로 너무도 편안한 대감님 걸음으로 뒷짐을 지고
걷고 있었다.
얼마나 앙증스럽고 예쁜지 그 모습을 둘째가 디지털 카메라에 담아 텔레비젼으로 다시 비추어 보니
너무도 귀여웠다.
진경이의 대감 걸음으로 온 식구가 웃음 바다가 터졌다.

가끔 자기 배도 한 번 만져 가면서 뒷짐 지고 걷는 모습은 가히 아가 대감 행차 마냥 온 식구에게 환호성을 지르게 하고도 남았다.

사랑하는 진경아!
우리 온 식구는 너의 몸 짓 하나하나에 매일
새로운 뉴스를 접하는 행복을 맛본단다.
고맙다.
늘 건강하게 잘 자라고 하나님이 주신 지혜로
새로운 것들을 익혀가니 감사하구나.
사랑해 진경아.
이제 몇 시간 후면 동구 형님이 한국으로 돌아 가는구나.
5일 아침 비행기니 말이야.
너를 너무도 사랑해주고 늘 목마를 태워주고 잘 돌보아 주었는데 너무도 아쉽구나.
지금 아빠 곁에서 코~~ 예쁘게 자는 널 보며
엄마가 너의 예쁜 걸음걸이를 이렇게 스케치해 둔다.
그만큼 걸음 걸이는 이제 자신이 생겼다는 자신감으로 엄마는 보여지는구나.

깊은 생각을 하는 학자마냥
너가 뒷짐지고 걸을때는 정말 진지하기까지 한 모습이란다.
그저께 저녁에 처음 그 모습을 보였는데
어제는 곧잘 그 자세를 취하더구나.
널 너무도 예뻐해주시는 박집사님께서 너의 그 모습을 보러 오셨다가 마침 너가 낮잠 자는 시간이라 그냥 가셨단다.

사랑하는 아가야!
아직 엄마 젖을 완전히 떼지는 못했지만
많이 횟수를 줄였기에 기특하구나.
어제는 다른 날에 비해 과일도 골고루 잘 먹고
새로운 음식들도 잘 먹었단다.
망고도 먹고 미역국에 밥 말아서도 먹고 ....
응아도 두 차례나 한 걸보면 먹기는 먹었나 봐...
엄마는 그래서 기쁘구나.

"기도드리자"하면 작은 네 두 손을 모아 쥐는 모습이
너무도 사랑스럽단다.
예쁜 꿈 꾸고 잘 자렴
이 글을 쓰는데 누나가 쉬~~~ 누러 일어났다가 다시
잠자리에 드는구나.
널 너무도 사랑하는 누나는 네 덕분에 너무 금방 어른이 다 되어 버렸단다.
진경이가 안 태어났을때는 누나가 늘 아가였었단다.
다 큰 누나를 아빠가 늘 안고 다녔거든.
지금도 아빠는 가끔 누나를 안고 다니길 좋아한단다.
아빠는 정말로 너희들을 너무도 사랑하시는구나.
그래서 엄마가 더욱 감사하구나.
경아!
형아 보낼 짐 정돈하느라 엄마 잠자리가 조금 늦어졌단다.
형 옷 덜 말린 것 드라이기에서 걷어 와서 챙기니 거의 마무리가 된 것 같구나.
진경아!
너를 보내주신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이 글을 쓴다.
사랑해.예쁜 꿈 꾸렴.

---진혁아!-싸이언스 페어 준비하느라 수고했다.
네 열심이 사랑스럽고 엄마는 자랑스럽구나.
내일 있을 그 날을 위해 세 달 전부터 기획하고 연구한 네 과제가 잘 빛을 발하게 되길 기도한다.
형이 가서 많이 서운하지?
늘 기도속에서 그리고 인터넷에서 만나렴.
엄마는 우리 진혁이가 너무도 자랑스럽단다.사랑해

---진백아!
너 역시 싸이언스 페어 준비하느라 애썼다.
네가 관찰하던 식물이 네 마음을 몰라 줄때는 많이 속상했지?
네가 좀 더 여러 각도로 시도해 보면 더욱 좋겠다 싶어 엄마가 옆에서 이러쿵저러쿵 말을 해서 미안했는데
네 스스로 만족하는 것 같아 다행이구나.
형이 엄마에게 널 변론하면서
한 말이 너무 기특하구나.
"엄마!저도 작년에는 지금같은 생각을 못했으니까
진백이가 한 그대로가 잘 한거에요.
다음에는 더 좋은 아이디어들을 얻게 되니까요"라고
말해서 엄마도 안심이 되었단다.
역시 네가 처음 담당하는 과학잔치라서 이번 기회를 통해 더 새로운 것들을 배우게 되겠기에 감사하구나.
어제 몸살기가 있어 일찍 집에 왔는데
다행히 금방 낫고 네 과제를 멋지게 잘 마무리 해서 기특하구나.장하다,진백아.
아침밥 특히 잘 먹도록 신경쓰렴.
동구형님이 떠나게 되어 많이 허전하지?
네가 올라타고 할 정도로 키가 큰 든든한 형이고
널 많이도 아껴주고 사랑해 주었는데
늘 주님 은혜로 승리하게 기도하자구나.
엄마는 우리 진백이가 자랑스럽다.사랑해.


---진현아!
금요일에 치과 예약이야.
양치를 잘 하는데도 치료할 것이 또 생겼구나.
더 골고루 신경써서 치솔질하고
단 것들 특히 조심하도록하자구나.
진경이를 번쩍 안고 위험한 것들을 피하게 도우는 네가 참 멋지구나.
넌 정말 너무도 착한 누나야!
네 방에 아가를 들어 오지 못하게 할때는 엄마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싶지만
충분히 네 마음을 이해하고도 남아.
진경이가 네 물건을 아무거나 막 만지는 것이 싫지?
가끔 속상해하면서도 너무도 아가를 잘 돌보고
사랑해 주어서 고맙다.
진현아!
엄마는 우리 진현이가 너무 자랑스럽구나.
고맙다.
동구오빠가 가게 되어서 너무도 허전하겠구나.
오빠가 널 너무도 잘 챙겨주었었는데말이야.
오빠가 군 생활 잘 하고 좋은 사람들 만나게 기도하렴.
사랑해,
조금전에 깨서 쉬 누고 다시 와서 배가 아프다더니
금방 잠 든 것을 보니 안심이구나.
좋은 꿈 꾸렴.사랑해 진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