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이민 일기

한국 엄마들 어디서나 극성(?.열심)이네요...(2002.4.20.토)

아이넷엄마 2002. 4. 22. 23:01
아이들 데리고 서점에갔다.
진현이는 목사님댁 주애 언니랑 놀겠다고 해서
자기가 보고 싶어하는 책
'Giving Tree-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우리가
사오겠다고 말하고 세 아들과 우리 부부만 나들이를
했다.

캐나다 날씨는 말그대로 참 재미있다.
그 누구는 캐나다 날씨와 여자 마음은 대체
알 수가 없다고도 한 걸 보면 이해가 조금된다.
며칠전의 그 상황으로는 분명
한 여름날씨 그 자체인데
오늘처럼 바람이 있는 날씨는
두꺼운 옷을 다시 꺼내 입어야된다.
한 겨울에도 바람이 없는 날은 그다지 춥지 않는데
바람이 있는 날은 체감 온도가 한국 보다 훨씬
내려간다.
그래서 책방에 갈때 모두들 두꺼운 겉 옷을
다시 입고 나갔다.

한국 엄마들이 극성이다는 생각이 드는건
영어 바다에서 헤엄치며 생활하는 이곳에서도
영어 학원이다,수학 학원이다....
학원을 열심히 보내시는 분들을 보면서 느낀점이다.
이런 분들의 수요가 있기에
한국 사람들이 운영하는 한국식의 학원들이 이곳에서도 운영이 되는 것 같다.

나 역시 한국 엄마지만 나는 열심이 덜한 건지
아이들을 덜 챙기는 건지 가끔은 혼돈이 될때도 있다.
나는 마음이 느긋한 건지 아이들이 처음 와서
영어를 못 할때도
학교 자체를 즐거워 하는 그 하나만으로도 안심이
되었고 영어야 갈 수록 익숙해지기에
조급한 마음이 없었고 그래서 학원같은데는 생각도
하지 않았었다.
다행히 6개월이 지나면서부터 언어와 모든 전반적인
부분에서 가속도가 붙더니
스스로 만족하는 정도가 되었고
이 모든것이 하나님 은혜임을 감사드리게 되었다.

열심으로 아이들을 챙기시는 분들은 그만한
효과를 학원을 통해서 보시고 만족하시기에
데려가고 데려오는 일도 즐겁게 잘 하시는 것 같다.
참 대단하시나 싶다.

주변에 학원을 다니는 아이들을 보면서 우리아이들은
너무 안시키는 것 아닌가?라는 염려도 사실 되지만
아이들이 별로 원하지 않고 나 역시 아가 챙기느라
데리고 다닐 시간도 허락지 않는다.

그래서 영어는 좋아하는 만화 시청과 책읽기 정도로
집에서 하는 것이고 수학은 한국서 올 때 원호형네가
준 문제집을 죽 풀어왔다.
그 문제집을 거의 끝냈기에
오늘은 진혁이 사고 싶은 헴릿과
아이들
영어와 수학 문제집을 사려고 스카보로센타 인디고라는 전문 서점에
갔는데 4월16일부터 문을 닫아버렸단다.
음악과 서점과 카페가 함께 운영되는 이 서점은
사람들이 책사러 와서 음악도 듣고 카페에서 차도 마시며 사람들도 만나고 해서 한국서는 못 보던
합리적인 풍경이고 집 가까이에 있는 곳이어서 가끔
오고 좋았는데 경영에 어려움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문을 닫아버린 것이 참 아쉬웠다.

캐네디 로드에 있는 쳅터스에 들렀지만
아이들 책은 다양하지가 않고 우리가 찿는 책이
없어 시내의 큰 서점에 가 보기로 하고 그냥 돌아왔다.

큰 아이는 스스로 시간 관리를 잘 하기에 엄마가
전혀 마음을 안 써도 되는데
둘째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 하나 잡으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몰입이 되어버려서 엄마의 간섭이 아직은
필요한 것 같다.
책을 하나 잡아도 끝까지 읽을때 까지 밥먹는 것도
잊어 버리고 컴퓨터 게임도
정해진 1시간을 초과해도
시간 흐르는 줄 모를때가 가끔 있기때문이다.

둘째는 자기가 원하는 문제집을 사 달라고 해서
오늘 나갔는데 주중에 속히 구해 줄 것을 약속하고
공원으로 향했다.
어제처럼 아빠랑 야구를 했다.
그동안은 나무 방망이만 썼는데
캐네디언 타이어에 들러 알루미늄 베트를 하나 사서
했는데 얼마나 열심히 쳤는지 가죽으로 된 야구공이
터져버릴 정도로 삼 부자가 재미있게 뛰었다.
바람이 차서 나는 차에서 아가랑 구경을 했다.
바람이 있어서 그런지
주말인데도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그 넓은
공원 잔듸밭을 우리 전용구장처럼 사용하다가 왔다.

함께 야구하고 들어온 남편과 두 아들이 하나 같이
하는 말
"이야~~~.캐나다에 정말 잘왔다..."라는 것이었다.
이제 이곳 생활에 익숙해 졌다는 뜻인 것 같아
우리를 새로운 곳에 보내주신 하나님 은혜에
감사하는 시간이기도했다.

한국 엄마들의 열심이 오히려 극성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나는 모든 엄마들의 열심이 그 아이들에게
좋은 방향으로 커가게 하는 모습을 더 많이 보았기에
그분들의 열심이 참 좋게 느껴진다.
학원을 보내든 아니면 나 처럼 문제집을 사서
집에서 하게 하든지
모든게 부모들의 관심과 아이에 대한
기대와 사랑이기에
아이들이 큰 부담을 갖지 않는 범위에서는 조금씩의
Push를 아이들에게 하는 것도 좋은 듯하다.

'한국 엄마들 극성,어디서나 똑같다'라는 말을
나는 좀 더 좋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입장이다.
엄마들의 그 열심이
분명 아이들의 장래를 위해 좋은 거름이 됨을
보아왔기 때문이다.

엄마들의 열심이
아이들 스스로 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방법이 되도록 엄마들도 신경을
써야함은 물론이다.
너무 지나친 엄마의 열심이 아이들을 오히려
의존적이고 스스로 하는 힘을 잃게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기때문이기에
엄마들은 정말 매일매일 바르게 아이들을
양육할 수 있는 지혜를 하나님께 구해야될 것 같다.

진혁-헴릿을 원서로 읽고 싶어했는데 한 권 찿은 것은
너무 옛날에 나오고 글자도 작아서 네가 찿는
출판사 책을 다음에 사기로했다.
아빠랑 동생과 함께 하는 야구가 너무 재미있나
보구나! 내일 주일 예배 드리러 가기전에
아침 일찍 다시 하러 가자는 걸 보니말이야.
네 다리통이 단단해져서 엄마도 참 기분이좋다.

진백-설사가 나서 혼났네.
야구하다 말고 바쁘게 화장실 찿느라 혼났지?
뭘 잘 못 먹었나...
너의 장이 더욱 튼튼하도록 기도한다.
오랫만에 서점가서 네 발목 잡아버리는
책이 많았지? 영어로 된 책을 이제는
우리말 읽듯이 읽으며 시간가는 줄 모른는
것을 보면서 엄마는 참 감사하더구나.
엄마 영어 실력은 제자리 걸음이지만
너의 향상이 엄마의 향상 이상 신나는구나.
이제는 자주 오자구나.

진현-데리고 가고 싶었는데 주애 언니가 너무 잘
챙겨주기에 언니랑 잘 놀았구나.
엄마가 돌아와서 데리러 가도 더 놀겠다고 해서
저녁밥까지 먹고 왔네.
카레라이스를 맛있게 잘 먹었다니 사모님이
너무 감사하구나.
채원이 언니가 바비 인형도 주었다며 좋아하고
주애 언니가 빌려준 -Thumbelina-엄지공주-
를 재미있게 보았구나.
너 역시 영어 비디오도 우리말처럼 재미있게
보는게 신기하구나.한글 쓰기도 많이 좋아져서
엄마가 기뻐요.

진경-서점가고 공원가서 형들 야구 할 동안도
계속 잠을 잤단다.
요즈음은 양 손을 입에 넣고 빨기도 하고
온 몸의 움직임이 커졌단다.
침대에도 떨어질까 조심스러워서 엄마 침대에는
한 가운데에 뉜단다.네 침대는 벽이 있어서
좋지만 작아서 네가 마음대로 뒤집으며 놀기가
불편해져서 잘때만 눕힌단다.
목욕통도 작아졌고 옷도 작아졌고...
엄마는 네가 쑥쑥 커가는 것이 너무도 감사해서
하나님께 늘 감사기도드린단다.
너가 커가는 속에서 엄마는 정말로 놀라운
하나님의 모습을 새삼 깨달아 가고있단다.
사랑해.깨물어 주고 싶을정도로 사랑이가는 아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