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은 오후 1시 40분이다.
남편은 막내를 데리고 도매상에 갔고 나는 가게를 돌보면서 짬짬이 선서식 날 표정을 몇 자 더 적어 본다.
----------
대부분 편한 평상복을 많이 하고 왔다.
등교한 아이들을 10시 경에 각각 픽업해서 가는 차 안에서 옷을 갈아 입히려고 딸 드레스와
아들들 양복을 챙겨 넣었었다.아들들은 많이 커서 아빠 양복을 입어도 맞아서 남편 옷 두 벌을 챙겨와서 입혔다.
훨씬 멋있고 의젓해 보였다.
선서식 초대장으로 온 그린 레터를 대조하면서 본인 확인을 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한국 분 두 가정이 보여서 반갑게 인사를 하고 축하를 나누었다.
우리처럼 가족 단위로 온 사람이들이 반이고 반 정도는 개인이 따로 시민권을 받는 경우였다.
남 녀 두 사람의 안내원이 자세한 안내를 해 주었고 이윽고 검사복 같은 옷을 입은
할아버지 비슷한 은발의 담당관이 나와서
선서식이 시작되었다.
축사를 하는 중에 캐나다 날씨에 대해 많이 언급했고 우리는 여러차례 함께
따라 웃기도 했다.
서로 날씨 속에서 통하는 것들이 많다는 증거이리라.
워낙 토론토 날씨가 변덕이 심하다보니
4계절이 분명히 있는데도 2계절이라고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어떤이는 6월 중순까지 겨울이라고 말하는 이는 있다면서.
사실 나 역시 지금 4월 말인데도 겨울 스웨터를 입고 가게 카운터에 서 있다.
밖에 햇살은 너무도 눈부시지만 차가운 기운이 있어서
스웨터위에 조끼까지 오늘은 더 입었다.
한국은 온 산천에 봄 꽃이 만발해 있을 것을 생각하니 다른 나라라는 실감이
또한 들기도했다.
익숙해진 날씨기에 자연스러워졌다는 것이 감사하다.
두 아들들은 식이 길어지자 마음이 쓰이는지 엉덩이를 들썩였다.
1시까지는 학교에 다시 돌아 갈 수 있을줄로 알았었기에 말이다.
속히 끝내도 될텐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느낌을 나도 받기는 했다.
하지만 축사를 하시는 분 입장에서야 더 많은 축하의 인사와 당부를 하시고 싶으셨겠다싶다.
잘 참던 막내도 지루했던지 물이 먹고 싶다며 몸을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칭얼 대기 시작했다.
마침 들고 온 물도 없기도했지만 그것보다는 나가고 싶다는 신호라는 것을 알기에
조금만 기다리자고 말하곤 비상대책으로
엄마 쮸쮸를 만지라고 했다.
막내가 손을 넣자마자 드디어 축사가 끝이 났다.
잘 기다려준 막내가 기특했다.조금만 더 길었으면 밖에 데리고 나갈 상황이었는데
안심이 되었다.
드디어 축사가 끝나고 시민권을 일일이 악수하면서 앞에 나가서 받았다.
우리 가족 역시 축하 속에 시민권을 건내 받았다.
참 감사한 순간이었다.
식이 끝나고 기념 사진을 찍고 아들들 학교로 급히 달렸다.
아들들이 학교 돌아갈 시간이 급할 것 같아
준비해 간 점심을 차 안에서 간단히 먹였다.
딸도 오빠들 먼저 학교 간 뒤 동생이랑 맥도날드에 들러
해피밀 셑을 시켜 먹고 다시 학교로 돌아 갔다.
오늘 같은 날 하루 쉬고 싶다고 할 수도 있을텐데
빨리 다시 수업하러 가고 싶어 안달인 아들들을 보면서
학교 생활을 너무도 좋아하는
이 아이들을 통해서
주님께서 큰 일들을 이루어
가시길 기도드렸다.
이 일들을 보니 나도 힘이 솟고
꿈이 생겼다.